마음이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어떤 사건을 몸은 먼저 겪는다. 무슨 일인지 알아채기도 전에 심장은 빨라지고, 가슴은 조여들며, 피부는 붉어지고 부풀어 오른다. 모든 것이 지나갔다고 여기게 된 뒤에도, 설명하기 어려운 그 감각을 몸은 가장 늦게까지 붙든다. 자신을 압도했던 몸의 감각을 곱씹으며,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각자의 무언가를 김수민과 오수지는 서로에게 건네 왔다. 김수민에게 그것은 원인을 알 수 없이 돋아난 피부의 수포로 드러난 몸의 면역 반응이자, ‘수포자’였던 자신을 끝내 매료시킨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 같은 것이었다. 오수지에게 그것은 관계 속 어긋남이 몸에 남긴 긴장감과 언어화되지 않는 기억, 좀처럼 가라앉지 않은 감정이었다.
두 사람이 나눈 것은 우정 뿐만은 아니었다. 몸으로 밀려든 것들을 견딜 수 있을 만큼 나누어, 비로소 바라보고 만질 수 있도록 마주하는 각자의 방식 또한 서로 나누어 왔다. 김수민은 몸을 이루는 기본 도형이자 세포의 모양을 닮은 구를 측정하고 재단해 여러 부분으로 나누고, 그것을 다른 형태로 다시 조립한다. 자연의 형상이 분열과 결합을 거듭하듯, 구는 절반과 삼분의 일, 사분의 일로 나뉘거나 잘게 조각나 삼각형이 되기도 하며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오수지는 몸이 겪어낸 시간 속에 남은 기억들을 흑연으로 거듭 그리고 문지르고 지워내며, 서로 다른 시점에서 바라본 장면들로 화면을 나눈다. 그리고 종이를 접어 하나의 평면에 서로 다른 시공간의 주름을 만들고, 접힌 자리를 따라 몸에 남은 기억을 다시 더듬는다.
두 사람은 그렇게 자신을 압도했던 감각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대신, 다시 마주할 수 있는 크기와 밀도와 형태로 나눈다. 나누어진 것들은 비로소 바라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이 되고, 몸에 오래 붙들려 있던 긴장과 감정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풀리지 않는 것을 나누는 법》
김수민, 오수지 2인전
2026. 8. 11. – 8. 29.
화–일 11시–19시 (월요일 휴관)
오프닝 리셉션
2026. 8. 14. (금) 오후 5–7시
헤리시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58-1, 에이치원빌딩 B1F)
서문: 박예린
촬영: 고정균
《Dividing the Invisible》
Soo Min Kim, Suji Oh
2026. 8. 11. – 8. 29.
Tue–Sun, 11–7 PM (Closed on Monday)
Opening Reception
2026. 8. 14. (Fri) 5–7 PM
Heresi
58-1, Dongsomun-ro, Seongbuk-gu, Seoul, Korea
Text: Yaerin Park
Photography: Jeongkyun G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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