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의 서 

The Book of Salvation


구명의 서  

The Book of 

Salvation


삶의 바깥이 곧 죽음이 아니고, 죽음의 바깥도 곧 삶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죽음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죽음이 비스듬히 선 틈 사이로 스며드는 삶을, 생이 저물어갈 때 그림자를 슬며시 드리우는 죽음을 우리 함께 나눠보면 어떨까. 2025년 11월 20일, 나는 이미 한 번 죽었다. 죽어보았다. 건방지게도 감히 산자가 망자의 세계를 넘보았다. 나의 부고 소식을 들은 남은 이들의 말을 유령이 되어 바라보았다. 귀 기울였다. 가슴에 새겼다. 남은 생을 힘껏 살아가기 위해서. 놀랐을 텐데도, 화났을 텐데도, 나를 애도해 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와 사랑을, 지면을 빌어 전한다. 2년 만의 개인전 《구명의 서》에서 선보일 '부고 문자 프로젝트'의 이야기이다. 죽음에서 끝나지 않는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모두 파도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죽음 이후에 다시 도착한 생의 파도 앞에서, 우리 함께 힘껏 숨을 들이켜고 내뱉어보자. 짜디짜고 고통스러운 삶을 기꺼이 껴안아 보자. 당신이 이 삶의 조각을 마음껏 가져가도 좋다. 《너울:삶의 조각》은 없어지기 위해 생겨났다. 필연적으로 소멸을 향해 달려간다. 마음껏 만져보고, 떼어가고 싶은 만큼 떼어가도 된다. 버려도 되고, 간직해도 되고, 불현듯 잊거나 잃어버려도 된다. 당신들을, 나를 구하고자 저 멀리 어딘가에서부터 달려왔다. 잔뜩 늑장을 부리다가, 언젠가 끝나버릴 삶이라면,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겠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리하여 애절하게, 어색하게 내뱉는 고백. 그게 바로 《구명의 서》이다.  


김하녹 개인전 

《구명의 서》

2026. 9. 2 ~ 9. 18


헤리시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58-1, 에이치원빌딩 B1F) 

화~일 오후 2~6시 (매주 월요일 휴관) 

Ha Nok Kim 

《The Book of Salvation》 

2026. 9. 2 ~ 9. 18 


Herisi 

58-1, Dongsomun-ro, Seongbuk-gu, Seoul 


Tue~Sun, 2~6 PM

Closed on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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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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