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더 우먼 Louise the Women 의 시작을 알리며

루이즈 더 우먼(Louise the Women, 이하 LTW)은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은 여성 예술가들의 모임입니다. “루이즈”는 다수이자 개인의 이름이며, 여성의 이름인 동시에 청자가 속한 맥락과 환경에 따라 특정 인물을 환기하는 이름입니다. LTW는 여성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인정받는, 자유로운, 안전한, 행복한 예술 활동을 최우선의 지향점으로 삼습니다. LTW는 여성 예술가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여성의 예술이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여성의 예술 활동을 가시화하고 여성 예술가들을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젊은 여성 예술가로 이루어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통망을 구축하여 지속적인 온·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여성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업관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생산적인 피드백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LTW의 여성 예술가들은 미술계 내 폭력, 방조, 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행되어온 차별에 대항하며 최소한의 안전망을 요구하는 직간접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어 왔습니다. 그러나 미술계의 많은 공간 및 기획자, 작가 등의 구성원들은 여전히 안이한 대응으로 현실을 축소하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단지 우리만의 경험이 아닌, 미술계 내부에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반복되어 온 집단적인 무관심이자 미술계 내 성차별을 키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 예술인들은 창작에만 몰두해도 부족할 시기에 개인의 싸움을 힘겹게 지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LTW는 미술계의 침묵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모였습니다. 2020년의 우리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여성의 안전과 존엄을 타협하지 않습니다. 여성 예술가를 정치적인 주체로 상정하고 그 역할과 행동을 고민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더 많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미술계를 지향합니다. 우리는 모든 여성 예술가들이 더 이상 불편한 상황에서 애써 웃을 필요가 없기를, 예술계 내 평판이라는 실체 없는 불안에 사로잡혀 위축되고 고립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LTW는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우리 자신을 소진하지 않고 여성 중심 네트워크와 실천을 지렛대 삼아 나아갈 것입니다. 

2020.8.9.

루이즈 더 우먼